조경현 H2 대표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 보며 눈물 쏟아… 한 해 예산에 후원금 미리 책정합니다”
입력 2013-10-16 18:45
“저희 회사는 수익을 내면 기부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한 해 사업계획을 세울 때 최빈국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예산을 미리 책정해두기 때문입니다.”
최빈곤 국가들에 연간 6000달러씩 보내고 있는 조경현(44) H2 대표는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하루 앞둔 16일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경영자의 가치관에 달렸다”며 사회공헌에 있어 경영자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금은 한국 NGO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크리스천인 조 대표는 모태신앙인이며 분당 성시교회(담임목사 명성훈)에 출석 중이다. 물질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기까지 담임목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딸(중1)과 아들(초등3)에게도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 정신을 강조한다. 아이들도 정기적인 기부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2004년 어느 날 방송에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가난한 나라 어린이 돕기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후 회사의 비전을 ‘업그레이드 코리아’로 정하고 최빈국 아동 후원을 계획, 2006년부터 인도·토고·인도네시아 등 3개국 아동들을 후원했다. 해마다 후원 국가를 늘려 올해 14개국이 됐고 2020년 50개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H2 직원들도 회사의 나눔 활동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회사의 후원에 상관없이 개인적으로도 기부를 하는 직원들도 있다. 기부에 솔선수범하는 데 회사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인 상태다.
조 대표는 철강산업 관련 원자재를 수출입하는 작은 규모 회사인 H2를 2002년 10월에 설립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도 운영 중이다.
2020년 매출 목표는 2조원으로 50개 넘는 가난한 나라에 공장, 학교, 병원, 교회를 세워 그 나라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조 대표의 꿈이다. 그는 “75세쯤 은퇴해 아내와 함께 최빈국 지원활동에 남은 힘을 쏟을 계획”이라면서 “믿고 노력하다 보면 꿈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고 확신했다.
조 대표의 나눔 활동은 ‘성공을 거둔 기업가는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또 세계의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적 책임이다’라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정신을 상기시킨다.
글·사진=오병선 선임기자 seon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