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임직원들,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겸직 논란
입력 2013-10-16 18:29
동양시멘트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임직원이 수년에 걸쳐 동양시멘트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단과 사외이사의 이해가 상충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는 지적에 대해 산은측은 채권단으로서 기업 동태를 살필 수 있어 유용하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권영민 산업은행 기업금융4부장이 동양시멘트의 사외이사직을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는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이, 그 이전엔 한대우 전 산업은행 자본시장본부장이 2년씩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들은 모두 사외이사를 담당할 당시 기업금융4부장 자리에 있었다.
김 부행장은 “2003년 동양시멘트가 신디케이션론(다수 금융기관이 채권단 구성해 공통의 조건으로 대출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계약 조건에 채권단 중 사외이사를 넣기로 했다”며 “주간사인 산은의 담당부서에서 사외이사를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자가 사외이사를 하는 것만큼 정보 파악에 좋은 것이 어디 있느냐”며 “다른 곳에서 안 하는 것을 한다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동양시멘트의 부실을 불러온 골든 오일과의 합병에 산은이 찬성한 것을 두고 과연 사외이사로서 제 역할을 다했는지 비판이 제기된다. 단적으로 이사회 참석률과 의결 찬성 비율을 보면 김 부행장은 임기 중 20차례 열린 이사회 중 10번 참석해 모두 찬성 의견을 냈고, 권영민 부장 역시 48번의 이사회 중 5번 참석해 모두 찬성에 손을 들었다.
권 부장은 “현직에 있어 바쁘면 못 갈 수도 있고 내용을 보고 중요하지 않으면 안 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반대할 이유가 없어 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부실 문제에 대해선 “당시의 경영적 판단 문제지 결과를 가지고 함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