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적응 자퇴 66%가 고교생
입력 2013-10-16 18:20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고 청소년 지원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중 절반 이상(65.7%)은 고등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교 1학년까지 학교를 다니다 자퇴한 학생이 46%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대안교육을 선택한 학생 중에는 40.4%가 초등학교 졸업 시점에 이미 정규학교 대신 대안학교로 진로를 정한 경우였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1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 호텔에서 열린 ‘학업중단 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방안 토론회’에서 강태훈 성신여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 지원시설의 청소년 531명과 대안학교 등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의 청소년 78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과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은 정규 학교를 다닌 기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은 고교 1학년까지가 46%로 가장 많았고 중학 1∼3학년(31.2%), 고교 2∼3학년(19.7%), 초등 1∼6학년(3.1%) 순이었다.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까지가 40.4%로 가장 많았다. 초등 1∼5학년(22.6%)이 두 번째로 많았고, 중학 1∼3학년(17.9%), 다닌 적 없음(11.1%), 고 1∼3학년(4.2%)이 뒤를 이었다. 대안교육시설 청소년의 63%가 비교적 어린 나이인 초등학교 재학 중이나 졸업 시점에 학교를 그만두고 있는 것이다.
두 시설의 청소년들은 학업 중단 사유도 달랐다. 청소년 지원시설의 청소년은 ‘학교에 다닐 필요성이 부족해서’(53.7%·복수응답), ‘학교 밖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서 싶어서’(42%)라고 답했다. 반면 대안교육시설의 청소년은 ‘가족들의 의견’(68.1%) 혹은 ‘학교에서 해주지 않는 새로운 교육의 필요’(36.6%)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이 청소년 지원시설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검정고시 준비에 도움이 돼서’(35.6%)란 대답이 가장 많아 자퇴 후 검정고시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진로·진학 상담(29.2%)과 직업 훈련(28.4%)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높아 청소년 지원시설과 차이를 보였다.
강 교수는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은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중·고교에서 학업 중단이 나타나지만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의 경우에는 대안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초·중학교 단계부터 나타났다”며 “학업 중단 유형에 맞는 맞춤형 진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