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히딩크 “도전적 플레이 보기 좋더라”… 홍명보 축구에 힘 실어줘
입력 2013-10-17 05:16
‘태극전사’들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기술, 전술, 체력 그리고 정신력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일 브라질전과 15일 말리전을 지켜본 팬들은 “압박, 스피드, 조직력, 투혼 모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태극전사들은 말리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고, 승리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당황하지 않고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동점골(전반 37분·구자철 페널티킥 골), 역전골(후반 1분·손흥민), 쐐기골(후반 11분·김보경)은 짜릿했다. 팬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만끽했다.
말리전은 ‘홍명보호’ 출범 후 치른 8경기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경기였다. 압박은 더욱 타이트했고, 공격 루트도 한층 다양했다.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인 ‘더블 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진도 브라질전에 이어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전 처럼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팀을 만드는 데 치중했던 홍 감독은 이제 이기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말리전 승리는 적절한 시점에서 나왔다.
2002년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67) 전 대표팀 감독도 ‘홍명보호’에 찬사를 보냈다. 히딩크 감독은 1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오찬에서 “젊은 선수들이 매우 도전적인 플레이를 해서 보기 좋았다. 강한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한국 축구의 여전한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애제자인 홍명보(44) 대표팀 감독에게 “2002년에 힘든 길을 걸었고 지금도 홍 감독이 힘든 상황을 맞겠지만 그 길 끝에는 성공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의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하면 원하는 성적에 도달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 축구를 세계 축구팬들이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홍 감독은 “감독님이 남기고 간 영광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것을 계승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