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41)] 동화구연 여성극단 ‘다듬이소리’

입력 2013-10-16 17:44 수정 2013-10-16 21:02

Y가 만나는 세상

고즈넉한 저녁 무렵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는 우리 마음에 위안을 준다. 양산YWCA ‘다듬이소리 극단’은 이야기와 극을 통해 바로 이러한 마음의 위로와 정겨움을 안겨준다. 지난 6월 13일 창단한 이 극단은 8명의 40∼50대 주부들로 이뤄져 있다. 단원들은 처음에는 내 아이, 손자들에게 재미있게 동화를 들려주고 싶어 양산Y의 ‘동화구연전문가과정’을 수료했다. 그런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가정생활로 잊고 살았던 자신들의 꿈과 재능을 발견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져 극단을 만들게 됐다.

자발적인 뜻과 열정으로 만든 극단인 만큼 벌써 두 번의 공연을 열었다. 요양병원과 장애아동 학교인 희망학교에서 진행했다. 힘들고 약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하는 이 극단의 바람에서다. 첫 작품으로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님’을 선정했다. 친숙하면서도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놀라운 것은 공연에 필요한 소품, 의상 제작은 물론 음향, 대본, 연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단원들이 직접 한다는 것이다.

박정숙(양산Y 이사) 단장은 “관객이 공연을 즐겁게 보고 웃는 얼굴에서 힘을 얻는다”며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극단은 주부들로 이뤄진 만큼 양산시 최초의 ‘여성 극단’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박 단장은 “여성의 섬세함과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우리 극단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며 “앞으로 우리들의 삶 그 자체인 여성 이야기, 특히 다문화여성들의 이야기를 모노드라마로 무대에 올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극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달하려고 한다”며 “작고 연약한 이들을 보듬고 다가서려는 이 노력은 문화 활동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서연(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