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수 재활용… 2만가구에 따끈한 난방
입력 2013-10-15 23:01
서울시가 버려지는 하수열을 이용하는 지역난방 공급사업에 본격 나섰다. 시는 우선 내년 2만 가구를 시작으로 향후 11만 가구까지 공급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시는 일원동 탄천 물재생센터에서 한강으로 방류되던 하수처리수의 잠재열을 활용,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2만 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시설 착공식을 15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9G㎈/h 규모 히트펌프 7대, 열공급관, 전기실 등을 갖추고 2014년 9월부터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연간 2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만9000TOE(석유환산톤)의 열을 공급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이를 통해 연간 166억원의 천연가스(LNG) 수입대체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온실가스 4만4000tCO₂(이산화탄소톤)을 저감해 소나무 31만6000그루를 심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추진 중인 하수열 활용시스템은 이미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1·2차 석유파동 이후 널리 사용되는 난방 공급 수단이다. 또 시에 따르면 현재 탄천·서남·난지·중랑 등 시내 4개 물재생센터에서 방류되는 하수처리수는 겨울철에도 10도 내외의 잠재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소규모 건물 난방 등에만 이용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포스코에너지와 ‘탄천 물재생센터 하수열 이용 지역난방 공급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가졌다.
시는 탄천 물재생센터 하수열 이용 지역난방 공급사업이 완료되는대로 서남·난지·중랑 물재생센터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시내 4개 물재생센터에서 하루 방류되는 하수 처리수는 439만t에 달한다. 따라서 이를 적극 활용하면 지역난방을 이용하는 시내 48만7000가구 중 약 22%인 11만 가구에 난방 등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임옥기 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하수열 난방 공급을 시작으로 한강·중랑천 등 하천수, 상수도 취수장 및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하는 지하수 등을 활용한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