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골… 골… 홍명보 두 주먹 불끈 쥐다…阿 강호 말리에 꿀맛 승리
입력 2013-10-15 22:03 수정 2013-10-16 01:09
후반 20초. 손흥민(레버쿠젠)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청용(볼튼)의 어시스트를 받아 그림 같은 오른발 터닝슛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역전골이자 결승골이었다. 손흥민은 과연 한국축구의 보물이었다. 터질 듯 터질 듯하던 필드골이 마침내 터지자 홍명보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태극전사’들의 전투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압박은 더욱 타이트해졌고, 공격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팬들은 ‘홍명보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말리의 평가전. 한국은 손흥민의 결승골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의 쐐기골을 앞세워 3대 1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승3무3패를 기록했다.
이날 태극전사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한 선수는 이근호(상주)였다. 왼쪽 측면에는 손흥민이, 오른쪽엔 이청용이 선발로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낙점됐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선덜랜드)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브라질전에 이어 다시 짝을 이뤘다. 포백 수비라인도 변동이 없었다.
한국과 말리는 A매치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말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지난해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3위를 차지했고, 대표팀 선수의 80% 이상이 유럽 클럽에서 뛰고 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압박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말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중원에 웅크린 채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던 말리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7분 말리는 한국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골문 정면에 있던 공격수 모디보 마이가는 프리킥이 날아오자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며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한국 수비진이 상대 선수를 순간적으로 놓친 순간이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36분 상대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구자철은 골문 오른쪽 아래로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손흥민이 골을 터뜨리자 경기는 한층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반 8분 부상을 입은 구자철 대신 투입된 김보경은 3분 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이청용의 어시스트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만회골을 노리며 거친 플레이를 펼친 말리에 말리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홍명보호’는 말리전 이전까지 7경기 동안 6골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그나마 6골 중 4골은 ‘약체’ 아이티를 상대로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날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말리를 상대로 무더기 골을 터뜨리며 골 결정력 부재라는 고질병에서 벗어났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승리에 대한 우리 선수들의 의지가 높은 경기였다”며 “팀플레이에 대한 이해가 좋았고, 소통도 잘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안=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