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구한 死力투구 류현진 美 MLB 무대의 큰 별이 되다
입력 2013-10-15 18:06 수정 2013-10-15 22:29
“목숨을 내건 듯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LA타임스는 류현진(26·LA 다저스)의 역투를 이렇게 표현하면서 “이제는 팀의 확실한 선발투수”라고 단정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은 단순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을 넘어 목숨을 건 듯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이 마침내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따낸 최초의 한국인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직구는 살아 움직였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고 영리했으며 제구력 또한 완벽했다. 류현진은 4회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고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갔다. 5회 초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 위기에서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단 한 차례만 득점 기회를 가졌다. 3루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다. 팀은 세인트루이스에 3대 0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 이전에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참가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김병현 최희섭 추신수 등 4명이 더 있다. 첫 번째는 2001년 김병현(애리조나)이다. 김병현은 당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3세이브를 거뒀다. 김병현의 임무는 마무리여서 승리를 따내긴 쉽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7년간 뛰며 124승을 거둔 박찬호도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았다. 선발로 뛰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LA 다저스와 텍사스 시절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6년 샌디에이고 시절 구원으로 등판했으나 장출혈로 고생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었지만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박찬호는 2008년 LA 다저스와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에도 구원투수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통산 성적은 1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최희섭과 추신수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최희섭은 2004년 LA 다저스 시절 대타로 나섰으나 1루 땅볼로 아쉽게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 추신수(31·신시내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 최초로 솔로포를 쳐내면서 첫 홈런-타점-득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챔피언십 시리즈 선발승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기록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날 완승으로 시리즈 전적 1승2패가 된 다저스는 앞으로 남은 4∼5차전을 모두 홈에서 치르기 때문에 2연패 뒤 4연승의 기적같은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가능성도 크다. 그 중심에 류현진이 우뚝 서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