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삼중고 극복, 연기금이 팔 걷어야”
입력 2013-10-15 18:11
“각 나라의 연기금을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라.”
세계에너지협의회(WEC)는 15일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미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10대 액션 플랜을 제시했다.
WEC는 세계가 이른바 ‘에너지 삼중고’(Energy Trilemma)를 겪고 있다고 봤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어렵고, 에너지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며,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환경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안 맥노튼 WEC 에너지 삼중고 의장은 대구 엑스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2년간 연구를 통해 각 정부와 에너지 관련 지도자가 논의할 10대 과제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융 분야에서 에너지 투자를 이끌어내라’는 대목이다. WEC는 앞으로 25년간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370억 달러(약 39조원)가 필요하다고 봤다. 충당을 위해선 금융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WEC는 특히 연기금의 활용이 중요하다며 캐나다와 호주의 사례를 본보기로 제시했다. 두 나라에서는 최근 인프라에 대한 연기금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나라들의 연기금 인프라 투자는 1% 수준이다.
WEC는 ‘탄소 가격 책정을 시장 논리로 하라’는 조언도 했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국가간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탄소 가격이 명확한 근거 없이 정해져 비효율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WEC는 에너지 관련 기술과 자원이 지역에 따라 불균등하다고 보고 ‘더욱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이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에너지 삼중고를 국가 어젠다에 포함하라’ ‘에너지 문제 합의를 위한 국가간 리더십을 구축하라’ 등도 10대 과제로 제시됐다. 맥노튼 의장은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땅보다 높아져 사람들이 이주하는 일을 미리 막으려면 각 나라가 10대 과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는 이탈리아 전력회사 에넬(ENEL)과 에너지사업 상호 협력 및 인력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구=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