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13억명 군침에 쇠고기·참치 동날라

입력 2013-10-16 05:34


“드실 수 있을 때 많이 드세요. 좀 있으면 먹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서 못 드십니다.”

최근 참치 업계 종사자들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소비 수준이 높아진 중국이 참치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품귀가 예상된다는 맥락에서다. 머지않아 이 말을 고깃집에서도 듣게 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더 선호하던 중국이 쇠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15일 이슈 포커스를 통해 “중국의 쇠고기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경연 황명철 축산경제연구실장과 김태성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쇠고기 소비 증가 영향과 대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쇠고기 소비량이 연평균 6.1%씩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쇠고기 소비량은 559만7000t으로, 20년 전인 1992년 172만9000t보다 3.2배 늘어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쇠고기 소비량은 48만8000t이므로 중국의 쇠고기 소비시장은 우리나라의 11.4배에 이르는 셈이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2623만6000t에서 5272만5000t으로 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식문화를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쇠고기 소비량의 급증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중국의 소득증가로 육류 소비구조가 고급육 위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쇠고기 소비자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나 상승했다. 주요 소비층은 30대 이하의 젊은 층으로 샤브샤브나 한국식 불고기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급증하는 소비를 국내 생산이 감당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중국 내 쇠고기 생산은 2008년 정점에 도달한 뒤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배 증가한 16만3209t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한 달 동안 2만8308t을 수입해 2011년 연간 수입량을 초과할 정도로 최근의 급증세는 가파르다.

연구진은 “중국의 쇠고기 수요 증가는 국제 쇠고기 가격을 상승시키고 사료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동시에 “중국의 쇠고기 고급육 시장에 대한 한우 고기의 수출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