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최승욱] 평화열차에 울려퍼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
입력 2013-10-15 17:59 수정 2013-10-15 20:57
평화열차(사진)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보내는 한반도 평화통일운동의 초대장이었다. 세계교회는 한국교회를 뜨겁게 환영하며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시켜 줬다.
기자가 지난 7∼12일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첫 구간을 동행 취재한 평화열차는 독일교회와 러시아정교회의 환대를 받았다. 독일교회는 베를린 평화심포지엄과 브란덴부르크 촛불예배, 평화순례에 이르는 모든 일정을 세밀하게 조율하고 협력했다. 민주화 운동시절부터 한국교회를 지원해 온 백발의 독일 목회자들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심포지엄과 촛불예배 현장을 지켰다. 그들은 평화열차 참가단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베를린 장벽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독일교회와 독일 내 한인교회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브란덴부르크광장에서의 예배도, 화해교회에서의 예배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화열차 관계자는 전했다.
러시아정교회도 평화열차 탑승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러시아정교회 대외협력부 관계자는 한밤중인 10일 오전 2시 모스크바역에서 참가단을 영접했다. 이후 러시아정교회 성당과 붉은 광장 등을 돌아보는 평화순례는 물론, 이르쿠츠크행 열차에 탑승하기까지 모든 일정을 안내했다. 지난 11일 개최된 평화 콘퍼런스에서는 러시아정교회뿐 아니라 러시아복음교회, 세계교회협의회(WCC) 관계자 등 다양한 그룹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냉전시절의 아픔을 간직한 동유럽 국가들을 지나면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짚을 기회가 없었다. 베를린과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너무 거시적인 주제들이 다뤄져 일반참가자들은 이해가 쉽지 않았다.
평화열차는 모스크바를 출발, 이르쿠츠크와 중국 베이징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여정에 올랐다. 평화열차가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긴 단체 기차여행’에 머물지 않도록 ‘과거의 아픔을 통해 미래의 평화를 반추하자’는 당초의 기획의도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승욱 종교부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