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곳, 광고물량 86% ‘계열사 몰아주기’

입력 2013-10-15 17:58

선두권 광고대행사를 계열사로 둔 재벌 그룹 7곳이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광고물량의 86%를 계열 광고사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분야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은 15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광고협회의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7곳은 삼성, 현대차, LG, 롯데, SK, 한화, 두산이며 이들이 계열 대행사에 준 광고물량은 모두 2조794억원으로, 이들의 전체 광고 집행금액(2조4184억원)의 86%에 달했다.

특히 삼성의 광고 몰아주기가 가장 심했다. 전체 광고물량 7420억원 중 7332억원(98.8%)을 계열사인 제일기획에 위탁했다고 성 의원은 지적했다. 현대차는 3782억원 중 2991억원(79.1%)을 계열사인 이노션 월드와이드에 맡겼다.

LG는 광고 계열사인 HS애드와 엘베스트에 몰아준 광고 비율이 77.3%, 롯데(대홍기획)는 78.0%, SK(SK플래닛M&C) 80.1%, 한화(한컴)는 99.4%, 두산(오리콤)은 99.4%였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상위 10대 광고대행사 가운데 이들 재벌 계열사를 제외한 기업은 외국계인 TVWA와 덴츠미디어코리아 2곳뿐이었다.

성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재벌이 광고대행사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며 “광고 산업은 물류와 시스템통합(SI) 못지않게 일감 몰아주기가 심각한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 나서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