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국민 10명 중 6명이 행복감 못느껴
입력 2013-10-15 17:55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월 국민의 행복을 강조하는 ‘행복 독트린’을 선언했다. 단순한 경제성과(소득 증가)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의 중심에 국민 행복을 놓겠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각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이유는 국민에게 더 많은 행복을 주겠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지금 행복할까.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불행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즉 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15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시나요’라는 보고서를 냈다.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보통’(49.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다. ‘행복하다’는 41.5%, ‘행복하지 않다’는 8.7%였다. 행복하다는 답변만 놓고 보면 지난해 조사(40.5%)보다 1% 포인트 늘었다. 이어 ‘지금 경제적으로 행복한가’라고 물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상이 돼버린 위기, 불황 때문인지 경제적 행복감은 낮았다. 21.8%만 행복하다고 했다. 그나마 지난해 조사(17.6%)보다 소폭 증가했다. 최근 우리 경제를 포함해 세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원인은 뭘까. ‘소득=행복’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39.5%는 행복의 원천으로 ‘인간관계’를 꼽았다. ‘직장과 일에 대한 만족’(12.2%), ‘여가 및 봉사’(10.7%)가 뒤를 이었다. ‘경제적 여건’(9.3%)은 네 번째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불행하게 만드는 최대 요인은 역시 돈이었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 1위는 ‘경제적 여건 부족’(41.4%)이었다. ‘여가·휴식 부족’(19.7%), ‘직장과 일에 대한 불만’(14.0%), ‘인간관계’(12.1%)도 불행의 주범이었다.
또 나이가 들수록 불행해졌다. 사교육·보육비 부담, 불안한 노후 때문이다. 20대의 44.5%, 30대 43.3%, 40대 40.7%, 50대 41.1%, 60세 이상의 35.5%가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소득이 낮을수록, 나이가 들수록 불행한 점은 문제이며 60세 이상 고령층의 낮은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