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금융권 국감증인 ‘은행장’으로 낮춘 이유

입력 2013-10-16 05:31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당초 이들 기관 국정감사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인으로 민주당은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 회장을 요청했으나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양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주 회장으로 분류돼 명단에서 빠졌다.

새누리당의 반대로 4대 금융지주 회장 대신 이들보다 급이 낮은 은행장들이 국감장에 불려가게 된 것이다. 지주 회장보다는 실무에 밝은 은행장이 증인으로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금융산업에서 막중한 역할을 하는 지주 회장들을 제외시킨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특히 국정감사 이슈가 ‘지주회사 은행경영 불간섭’이기 때문에 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선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어떤 은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의 경영상의 문제점을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5일 “지주사의 은행경영 간섭 문제에 대해 은행장들로부터 어떤 답변을 얻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대기업에서 계열사 사장이 감히 그룹 총수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이번 금융위·금감원 국감은 동양그룹 사태와 정책금융기관 재편 등이 핵심 쟁점이어서 4대 금융사 관련 이슈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상황이다. 취임 후 첫 국감을 치르는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 등은 동양 사태 부실대응,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재통합 문제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추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