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NX’ 인기몰이… 카메라도 세계 1위 야심
입력 2013-10-15 17:54 수정 2013-10-15 22:24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말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내부에 반사경이 없는 렌즈교환식 소형 카메라) 갤럭시NX가 유럽 전문 잡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독일 사진 전문잡지 칼라 포토는 10월호에서 갤럭시NX를 ‘구매 추천’ 제품으로 선정했다. 화질, 우수한 배터리 성능,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 ‘포토 매거진’과 영국 ‘왓 디지털 카메라’ 등도 갤럭시NX를 최고 제품으로 꼽았다. 갤럭시NX는 지난 8월 유럽영상음향협회(EISA)의 ‘EISA 어워드’에서도 ‘유럽형 콤팩트 시스템 카메라’와 ‘유럽형 사진 혁신상’을 수상했다.
갤럭시NX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삼성전자에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스마트폰, TV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카메라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15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전 세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으로 15.8%의 점유율을 기록해 일본 소니(39.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니콘, 올림푸스, 파나소닉 등 다른 일본 업체들을 모두 제쳤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에 맞서 유일하게 경쟁하는 업체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또 갤럭시NX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NX는 미러리스 카메라에 최초로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쓰듯 작동하면서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카메라 시장은 일본 업체가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게 역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점에서 갤럭시NX는 눈길을 끌 만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최근 뒤늦게 시장에 진입해 가격 및 제품 경쟁력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탈피해 ‘퍼스트 무버’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애플, 소니, 노키아 등 벤치마킹을 하면서 추격할 대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경쟁자들을 추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따라갈 만한 ‘혁신’도 별로 없다. 스스로 혁신을 만들어 이끌어 나갈 입장이 된 것이다.
입는 스마트기기의 시작을 알린 ‘갤럭시 기어’나 세계 최초의 휘어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 등을 출시한 것은 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로서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 선도형 제품으로는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