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진짜 주인 가려보자”… LG-두산 16일부터 PO 돌입

입력 2013-10-16 05:07

11년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LG의 패기냐, 포스트시즌 경험 많은 두산의 노련함이냐.

LG와 두산이 16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막하는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PO)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2000년 PO 이후 무려 13년 만에 성사된 잠실 라이벌전이다.

잠실구장을 나눠 쓰는 LG와 두산은 ‘한지붕 라이벌’로 불리며 늘 정규리그 내내 치열한 대결을 펼쳐왔다. 다만 두 팀의 부침이 엇갈린 탓에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두 팀이 함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1993년과 1995년, 1998년, 2000년 등 네 차례. 그리고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1993년과 1998년 준PO와 2000년 PO 등 세 번뿐이다. 준PO에서는 모두 LG가 이겼고, 한 번 뿐이었던 PO에서는 두산이 LG를 물리쳤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PO에서는 어느 팀이 승리를 거머쥘까. 현재 상황으로는 LG가 유리하다. LG는 올 시즌 두산전에서 8승8패로 동률을 이룬 반면 넥센과는 5승11패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뒤졌다. 특히 목동에서는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했을 정도로 약했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넥센을 두산이 이겨준 셈이다.

게다가 정규리그 2위에 올라 충분히 휴식을 취한 LG에 비해 두산은 넥센과의 준PO에서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느라 선수들의 피로가 쌓여있다. 당장 선발 로테이션부터 준PO 4, 5차전에서 구원으로 나선 에이스 니퍼트와 유희관은 바로 마운드에 올릴 수 없다.

역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보면 준PO나 PO에서 최종전까지 치른 팀들은 다음 단계에서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역대 포스트시즌 5차전 또는 7차전까지 최종전을 치르고 올라간 팀들이 시리즈에서 승리한 건 14번 중 2번으로 확률이 14.3%에 불과하다.

하지만 준PO에서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이 한계를 드러낸 것 처럼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LG가 긴장감 때문에 제 페이스를 잃게 되면 승부는 알 수 없다. 다만 33살의 이택근이 주전 라인업의 최고참일 정도로 젊고 경험이 적은 선수가 주축을 이룬 넥센과 달리 LG는 ‘캡틴’ 이병규(9번)를 필두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프로 10년차 이상의 야수들이 많은 게 장점이다.

두 팀은 각각 토종 에이스 류제국(LG)과 노경은(두산)을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올 시즌 12승2패, 평균자책점 3.87으로 호투한 류제국은 중요한 경기에서 거의 승리를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이에 맞건 노경은은 올 시즌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