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시중쉰 中전역 추모 열기

입력 2013-10-15 17:42

중국 대륙에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주석과 시중쉰(習仲勛·1913∼2002) 전 부총리의 추모 바람이 동시에 불고 있다. 마오쩌둥은 오는 12월 16일 탄생 12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있고 시중쉰은 15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시중쉰의 경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부친이라는 점과 맞물려 관영 언론과 공산당 조직이 총동원돼 그의 재조명에 나선 분위기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을 위해서는 그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湘潭)시에서만 총예산 37억 위안(약 6660억원)을 쏟아붓는다.

특히 시중쉰 탄생일인 15일 인민대회당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주관으로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등 당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더욱이 국영 CCTV는 파격적으로 14일 저녁부터 황금시간대에 시중쉰 일대기 6부작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 일대기는 시중쉰이 마오쩌둥을 도와 사회주의 중국 건국에 이바지한 혁명가인 동시에 덩샤오핑(鄧小平) 옆에서 개혁개방에 앞장선 개혁파로 묘사했다. 시중쉰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부총리를 지냈지만 1962년 ‘반당 분자’로 몰려 실각한 뒤 마오쩌둥 사후인 78년에야 덩샤오핑의 도움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위해서는 샹탄시가 12개 중점 기념사업을 정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19억4000위안을 투입해 3개 사업을 완성했고 9개 사업은 추진 중이다.

총예산 37억 위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사업은 샹탄시 사오산(韶山)에 들어서는 ‘윤택동방문화기지’ 건설사업. 이곳에서는 기념행사 동안 ‘중국이 낳은 마오쩌둥’이란 대형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마오쩌둥과 시중쉰을 동시에 띄우는 이러한 분위기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의 좌파적 이념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신을 동시에 이어받았음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