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이긴다”… 양보없는 입담 대결
입력 2013-10-15 17:42
15일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린 잠실구장. 13년 만에 성사된 잠실 라이벌의 포스트시즌답게 입담 대결부터 달아올랐다.
포문은 넥센과 준PO에서 혈투 끝에 승리한 두산이 먼저 열었다.
입심 좋은 두산의 주장 홍성흔은 LG와의 맞대결에 대해 ‘첫사랑을 만난 설렘’에 비유하며 “첫사랑을 잘 어르고 달래서 기싸움에서 이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준PO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유희관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병규에게 장타를 맞은 기억을 되짚으며 “두 번의 실수는 없어야 하는 만큼 이번엔 잘 분석해서 이병규 선배를 꼭 잡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LG는 두산의 공세를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주장 이병규는 유희관의 도발에 대해 “나는 져도 팀이 이기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두 팀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맞대결인 2000년 PO에서 LG가 두산에 패한 것과 관련해 “지난 일을 빨리 잊는 버릇이 있어서 기억이 잘 안난다”면서 “2013년 10월 16일부터 새 기억을 만들겠다”고 단호하게 답변했다. 봉중근도 “준PO를 보니까 (두산이) 즐기지 못하던데, 우리는 PO를 즐기겠다”고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양팀 주장의 신경전은 대단했다. 홍성흔은 경계 대상으로 이병규를 꼽으며 “고참으로서 주는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첫 타석부터 침묵을 지키게 하면 시리즈가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병규는 “홍성흔에게 홈런을 맞으면 안 된다. 홍성흔의 (오버)세리머니를 보면 선수들이 언짢아지니까 첫 타석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팀의 감독 역시 선수들 못지 않은 기싸움을 벌였다. 김기태 LG 감독은 “휴식 기간이 길어 경기 감각을 걱정하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김진욱 두산 감독은 2패 뒤 극적인 3연승으로 PO에 진출한 만큼 “최고조에 올라있는 팀 분위기가 무기”라고 자신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