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박진석] 독도의 달을 위한 바람

입력 2013-10-15 18:40


독도의 달 10월과 독도의 날(25일)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 조례 제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경상북도가 2005년 7월 4일자 조례로 제정해 지키고 있다. 10월 독도의 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다양한 독도 관련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독도 영토수호 궐기대회나 전진대회를 넘어 예술, 문화, 학술이 결합된 다양한 실험들이 최근 몇 년간 독도 관련 행사들에서 등장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조그마한 섬 독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시간이 지나도 식을 줄 모른다. 전 국민의 마음을 ‘나라사랑’이라는 최상위 국가 비전으로 단번에 응집시켜주고 있는 상징적 영토가 바로 독도인 것이다.

독도의 달을 맞아 다양하게 펼쳐지는 독도 관련 운동과 행사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소들이 앞으로 좀 더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국가의 점검·후원 시스템 갖춰야

첫째, 많은 독도 관련 행사들이 전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성 없이 중복 또는 우후죽순 격으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따라서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통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점검 및 후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독도 관련 행사들이 국내용에 그치고 마는 것 같다. 독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국제 무대에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것을 분명히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일본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갖고 있는 아시아 나라들과 연대한 뒤 유럽과 미국에 대해 독도 홍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순차적으로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별히 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의 영향력을 지혜롭게 활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독도 이슈와 문화, 예술, 인문, 역사 등 이종 영역과의 결합은 융합적 사고의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고 본다. 계속해서 이런 융합적 실험들을 통해 더욱 다양한 영역들이 독도 이슈와 결합되어 더 큰 창조적인 시너지를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넷째, 국가 경영에 있어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갈수록 지방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별히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방을 시골, 촌놈 등으로 규정하는, 뿌리 깊은 서울 중심의 잠재적 우월 및 열등의식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꼭 극복돼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여겨진다. 독도는 사실 가장 지방적이지만 가장 국제적이기까지 하다.

게다가 결코 서울 강남에도 밀리지 않는 도도하고 시크한 이미지에 자연이 가진 순결한 이미지까지 확보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 각인된 극(極)지방 독도의 이런 탁월한 이미지 포지셔닝(image positioning)을 다른 지방의 촌놈(?)들이 좀 배우고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탁월한 이미지의 다양한 독도류의 명품 지방을 창출하기 위해 독도는 많은 영감과 지혜를 줄 수 있다고 본다.

세계적인 홍보 전략 수립하길

최근 아베 신조 총리 등장 이후 갈수록 우경화해가고 있는 일본의 행보는 심히 우려된다. 마태복음 10장 16절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어 세상으로 보낼 때 주신 말씀이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독도 문제는 분명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다. 피해자로서의 비둘기의 순결함만으로는 부족하다. 뱀 같은 지혜가 국제무대에서 필요한 것이다. 비둘기와 뱀, 순결과 지혜, 결코 공존하기 힘든 역설적인 두 영역을 통합해내는 고도의 전략이 독도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개발되어야 하겠다.

박진석 기쁨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