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짐바브웨 아기 한국서 새생명 얻었다

입력 2013-10-14 18:55 수정 2013-10-14 22:28


지난해 2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가난한 마을에 한 아기가 태어났다. 2㎏ 남짓했던 아기에게 부모는 ‘석세스(Success·성공) 쿠드자이쉬 진곰베’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바람이 담긴 이름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생후 8개월 무렵부터 호흡곤란을 앓았다. ‘선천성 심실중격결손’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심장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벽에 구멍이 생겨 항상 호흡이 가빴다. 체중도 늘지 않았다.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는 아이의 심장을 고쳐줄 시설도, 의사도 없었다.

사단법인 아프리카미래재단에서 짐바브웨로 파견돼 일하던 전진경 의료선교사는 우연히 석세스의 사연을 듣고 건국대병원에 치료를 의뢰했다. 건대병원과 의료 협력을 맺은 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앞장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병원 측은 1000만원에 달하는 진료비와 수술비를 면제하다시피 깎아줬다. 항공비 300여만원은 아프리카미래재단에서 부담했다.

수술은 아이의 이름처럼 ‘대성공’이었다. 수술 직후 석세스의 어머니 미리암씨는 의료진에게 연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아대책 관계자는 14일 “마무리 치료까지 잘 받은 석세스가 어머니와 함께 건강한 상태로 고국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