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손자의 ‘대망론’… 제이슨 카터, 할아버지 이어 조지아주 지사에 도전 가능성

입력 2013-10-14 18:57


지미 카터(89) 전 미국 대통령 손자인 제이슨 카터(38·사진)에게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제이슨이 주지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대망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슨은 카터 퇴임 후 집안에서 공직 선거에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다. 남부 최고 명문사립 듀크대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감각도 쌓았다.

한국과 미국 보수층 일부에서 ‘친북 인사’라는 비난을 받는 할아버지와 달리 북한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던지는 등 소신과 강단을 갖춘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주민이 굶어 죽는 판에 군사력 증강에만 열을 올리는 북한 지도부의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2010년 5월 주 상원의원이 된 제이슨은 주지사 선거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조만간 할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카터는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거쳐 1976년 대선에 출마, 대권을 거머쥐었다. 제이슨에게 할아버지의 정치 행로를 대입한다면 이르면 내년 주지사 선거가 두 번째 관문이 되는 셈이다.

조지아주는 ‘공화당의 빨간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공식이 통하는 곳이지만 제이슨이 민주당 깃발을 든다면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8일 이틀간 지역의 여론조사기관인 PPP가 실시한 주지사 가상대결에서 제이슨의 지지율은 40%로 공화당의 네이선 딜 현 주지사와 오차범위 내인 4%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제이슨의 주지사 출마 여부 못지않게 그가 선거에 나선다면 할아버지의 지원을 받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터는 2010년 상원의원 선거 때 “가문을 정치에 이용하고 싶지 않다”는 손자의 만류에도 부인 로잘린과 함께 지역구를 훑는 등 지극정성으로 선거를 도왔다. 그러나 카터의 진보자유주의에 대한 지역 정서, 특히 남성 유권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란 점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