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코스피 혼조세… ‘대세상승’ 믿어도 될까
입력 2013-10-14 18:05
“과연 경제 회복의 기대감은 합리적인가? 혹시 ‘군중심리’의 결과는 아닐까?”
14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보낸 한 리서치센터 보고서가 화제였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이날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현재 주식시장에 형성된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은 프랑스 사회학자 귀스타브 르 봉이 말한 군중심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 전문가 대부분이 2000선을 뛰어넘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예견한 가운데 “분위기에 휩쓸려 상승에 베팅하면 안 된다”는 소신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대세 상승’을 앞뒀다고 흥분한 여의도 전반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대신증권은 14일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장 진입을 위한 마지막 진통과정을 겪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박스권을 돌파했다”며 “미국의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유럽과 중국의 경기 기대감이 부각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 중심축인 ‘유동성 공급’과 ‘세계 3대 경제권(G3) 경기 모멘텀’은 미국 정치권의 논쟁과는 별개로 흔들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8일 발표될 3분기 중국 경제지표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아이엠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향후의 코스피지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는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주식시장이 횡보할 것이며, 점진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로존,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분석한 결과 현재의 경기 사이클은 상승 상단부를 지나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강 연구원의 말처럼 대세 상승보다는 혼조세에 가까웠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3포인트(0.23%) 내린 2020.2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원이 조건 없이 국가 부채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상정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을 압박했다.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최악의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0.35% 떨어졌고, 현대차(-0.95%), 기아차(-1.5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