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株 첫날 사면 한달에 14% 손실”

입력 2013-10-14 18:06

병합된 주식이 신규 상장되자마자 투자하면 1개월 동안 평균 14%의 손실을 입게 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4일 한국증권학회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정균화 교수는 2000∼2011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주식병합 사례 52건의 수익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주식병합 후 신규상장 첫날의 초과수익률은 평균 5%에 달했지만, 이튿날부터는 주가가 꾸준히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첫날의 수익률은 통상 1주일 이내에 모두 물거품이 됐고, 한 달 뒤에는 수익률이 평균 -14%까지 떨어졌다.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실시한 목적은 대개 지나치게 많은 주식 숫자를 줄여 ‘저가주’라는 인식을 탈피하려는 데 있었다. 주식병합을 한 기업들은 대체로 병합 전 수익성이 낮았고, 주식병합 이후에도 수익성과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미래 수익전망이 불투명해 주식병합 이외의 수단으로는 주가를 상승시킬 능력이 없는 기업이 주식병합을 실시한다는 인식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주식병합 후 거래량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주가 변동성은 커졌다”며 “주가를 안정시킨다는 목적도 달성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대상이 된 52개 기업 중 39개사(75.0%)는 코스닥 기업이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는 한국증권학회가 발간하는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