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10명 중 3명 고객 성희롱·신체접촉 당한다

입력 2013-10-14 17:56

백화점 판매원,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 종사자 10명 중 3명꼴로 고객으로부터 성희롱이나 신체접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명숙 의원은 14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민간·공공 서비스산업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실태 조사’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은 백화점 판매원, 카지노 딜러, 철도 객실 승무원, 간호사,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 직군 2259명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고객으로부터 성희롱 및 신체접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9.5%에 이르렀고 이들은 월평균 4회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11.8%는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피해 빈도는 월 2회로 나타났다.

욕설 등 폭언을 들었다는 응답자는 81.1%에 달했고 신체적인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는 대답도 43.4%를 기록했다. 80.6%는 무리한 요구를 들었다고 답했고 87.6%는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회사의 보호 조치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응대 시 피해를 봤을 경우 회사가 적절한 휴식을 제공한 비율은 23%에 그쳤고 심리상담 교육(5.7%) 및 병원 치료(4.9%), 휴직(1.1%) 등의 조치는 거의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의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 감정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 고객에 의한 스트레스, 과도한 친절 강요 등의 실태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일회성이 아닌 실질적인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