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족갈등 폭동… 1200여명 체포

입력 2013-10-14 17:55 수정 2013-10-14 22:16

러시아에서 민족 갈등으로 대규모 폭동이 벌어져 수십명이 다쳤다. 러시아 남성이 캅카스(코카서스) 출신 이주민에게 피살되면서 발생한 2010년 12월 모스크바 인종 폭동 이후 최대 규모다.

모스크바 경찰은 14일(현지시간) 난동 혐의로 1200명 이상 체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 러시아 청년은 전날 모스크바 남부 비률료보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가 캅카스 출신 이주민이 운영하는 상점에 난입했다. 유리창과 출입문을 부수고 이주민을 폭행했다.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시위는 지난 10일 새벽 여자친구와 귀가하던 러시아 청년이 캅카스 출신으로 추정되는 청년에게 살해되면서 촉발됐다. 러시아 민족주의자와 프로축구 클럽 회원 등이 주도했다.

시위대는 조속한 범인 검거와 처벌을 요구했다. 캅카스인 상인이 러시아 여성을 희롱하고 마약을 팔면서 경찰과 관청 공무원들에겐 뇌물을 바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인을 위한 러시아, 모스크바인을 위한 모스크바”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곧 소요사태로 번졌다.

모스크바시 경찰청은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렸다. 경찰과 대테러 부대가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빈병과 망치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시위는 자정 넘어 진정됐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