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 2050년에도 제1 에너지원”

입력 2013-10-14 17:54


자원고갈 우려에도 불구하고 2050년에도 화석연료가 지배적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치를 지킬 것으로 전망됐다. 또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인구 3억9000만∼5억3000만명은 2050년에도 전기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에너지협의회는 14일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미래사회 에너지 소비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세계 에너지 시나리오: 2050년 미래를 위한 에너지 구상’ 보고서를 발표했다. 30여개국 에너지 전문가 60여명이 3년간 연구하고 스위스 최대 자연과학공학연구소인 폴 쉐러 연구소의 모형을 적용했다.

보고서는 미래 에너지에 관한 민간 및 공공의 예측을 모두 반영했다. 전자를 ‘재즈 시나리오’, 후자를 ‘심포니 시나리오’로 명명했다. 업계와 소비자의 논의가 좀더 자유롭고 제각각이라는 데서 ‘재즈’라는 이름을 붙였다.

◇“화석연료, 37년 뒤에도 제1에너지원”=재즈 시나리오에 따르면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2050년 전체 에너지원 중 77%를 차지할 전망이다. 2010년의 79%에서 단 2%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이다. 반면 심포니 시나리오는 화석연료 비중이 2010년보다 20% 포인트 감소한 59%가 될 것으로 봤다. 어떤 경우든 제1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인도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는 공공에서 더 긍정적이다. 심포니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0년 15%에서 2050년 30%로 늘 것으로 예견했다. 재즈 시나리오는 20%로 5% 포인트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 중에선 태양열이 가장 투자 잠재력이 있는 분야로 꼽혔다.

원자력에 대해선 민간과 공공의 견해가 엇갈렸다. 재즈 시나리오는 원자력의 비중이 2010년 6%에서 2050년 4%로 약간 줄 것으로 봤지만 심포니 시나리오는 11%로 오히려 크게 늘 것으로 봤다.

◇“아시아, 2050년 세계 에너지의 절반 소비”=인류가 쓰는 전체 에너지는 2050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두 시나리오는 ‘1차 에너지 총공급량(TPES)’ 증가율을 각각 61%(재즈)와 27%(심포니)로 내다봤다. 1차 에너지는 석탄, 석유, 원자력, 수력 등 천연자원 상태에서 공급되는 에너지다. 1차 에너지를 가공한 전력과 도시가스 등이 2차 에너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전 세계 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할 것으로 예견됐다. 2030년 세계 인구 7억3000만∼8억8000만명이 여전히 전기에 대한 접근성을 갖지 못할 전망인데, 대부분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인이 이에 해당된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렸다. 재즈 시나리오는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이 2010년에 비해 45% 늘 것으로 본 반면 심포니 시나리오는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에너지협의회는 “우리는 정부 간 협약이 지켜지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심포니 시나리오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아이자와 젠고 일본 도쿄전력(TEPCO) 부사장 및 원자력 수석책임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남긴 과제’ 세션에서 “일본 정부는 원자력 에너지 포기를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