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행궁동 2220세대의 ‘車 없는 한 달’… KBS1 ‘KBS 다큐 공감’

입력 2013-10-14 17:42


KBS 다큐 공감(KBS1·15일 밤 10시 50분)

지난달 1일 경기도 수원시 행궁동에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길을 걸을 때 차를 피해가지 않아도 됐고 자전거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고 갈 때도 경적을 듣지 않았다. 행궁동 2220세대, 4343명이 보유한 1516대의 자동차들이 사라진 것이다. 석유 고갈 상황을 가정한 차 없는 불편 체험 ‘생태교통 수원 2013’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수원시가 생태교통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한 달 동안 자가용을 내 집 앞이 아니라 외곽 공용 주차장에 세우라는 조치에 행궁동 주민들은 찬반 여론이 팽팽했다. 전 세계 최초로 시도한다는 명분은 불편을 감수하라는 뜻으로 전달됐다. 주민 설명회가 열리고 공무원으로 구성된 행정 서포터즈가 집집마다 방문해 차량을 옮겨 주차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주민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사 당일 행궁동 도로는 물론 골목까지 자동차는 보이지 않았다. 생계형 차량이 가끔 주차하는 모습을 제외하면 한 달 동안 차 없는 마을이 유지됐다. 지난달 29일까지 전 세계 95개 도시 대표를 비롯해 99만명의 국내외 관람객들이 놀라운 광경을 체험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총책임을 맡은 오토 짐머만 ICLEI(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전 사무총장은 “차량이 모두 이동한 행궁동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며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회고했다.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도시를 만드는 도전이자 실험에 참여했던 행궁동 주민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배우 윤주상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