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광주본부 경찰에 금품 제공 의혹…비밀장부에 기재

입력 2013-10-14 14:22

[쿠키 사회] 정부 보조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 비밀 장부에서 경찰에게 금품이 건네진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 정보관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기재된 장부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고위 간부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장부에는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를 출입하며 첩보 및 동향을 수집하는 경찰 정보관에게 6~7차례 걸쳐 10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금품이 건네진 것으로 기재돼 있다.

경찰은 ‘정보관’이라는 지출내역 항목과 금품 제공 날짜, 금품 액수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는 점으로 미뤄 한국노총 광주본부를 출입했던 경찰 정보관들을 상대로 직무와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A씨가 정식 회계장부가 아닌 별도의 장부를 만들어 지출내역을 꼼꼼히 작성한 점으로 미뤄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장부를 작성한 A씨가 ‘정보관’이라는 지출 항목을 기재해 놓고 빼돌린 보조금 등에 대한 지출 내역을 짜맞추기 위해 허위로 기재해 놓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장부에 ‘정보관’으로 명시된 당사자인 경찰 B씨는 “수년 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를 출입하면서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금품 수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억울한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한편 경찰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일부 관계자들이 고용노동부의 노동절 행사지원금과 광주시 보조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지난 1일 오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사무실과 거래업체 등 총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