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정부지원 절실

입력 2013-10-14 13:47

[쿠키 사회] 제주지역에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돼 고사목으로 변한 소나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고사목 제거작업은 역부족인 상황이어서 정부 지원 확대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소나무 고사목이 10만 그루 정도로 추정된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3만5000그루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제주도는 내년 4월까지 최대 20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는 이에 따라 하루 27개조 300여명의 인력을 투입, 700여 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있으나 고사목 확산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보호구역 설정 등을 통한 과감한 방제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난대·아열대연구소에 따르면 애월읍·조천읍을 비롯한 제주국제공항 인근 지역의 경우 고사목 50%이상이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소나무 숲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은 기후 변화와 제주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황칠나무·가시나무·과실류 등 대체 수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재선충병 미감염지역인 서귀포시 일부 지역 및 남원읍·표선면·성산읍을 비롯한 한라산국립공원, 산천단·수산리 곰솔, 경관이 수려한 지역 등을 특별보호지역으로 설정, 방제작업을 집중해 소나무숲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나무 고사목 제거 작업은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부화하기 전인 내년 4월까지 모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작업속도로 볼때 내년 4월까지 20만그루의 소나무를 전부 베어내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소나무 고사목 제거 예산도 1그루당 10만원 정도여서 20만그루를 제거하려면 150억원 내지 200억원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제주도를 방문 한 산림청 김용하 차장은 “유관기관의 협업 시스템을 강화해 방제체계 시스템을 구축해달라”며 “필요예산 100억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25일까지 전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를 마치고, 지역별 맞춤형 방제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