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회 부산준비위원장 허원구 목사 “지역 교회, 교파 초월해 홈스테이 지원·예배 참여”
입력 2013-10-13 18:52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겁니다.”
제10차 WCC총회 한국준비위 부산준비위원장인 허원구(60·부산산성교회) 목사는 WCC 총회 ‘야전 사령관’이다.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부산총회 준비를 위해 개최지 부산에서 지원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손님들을 위한 현지 숙소 안내부터 주말 현지 관광 프로그램 운용, 자원봉사자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실무를 총괄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허 목사는 지난 11일 본보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회를 준비하면서 진통도 겪었지만 한국 교회가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이번 총회가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진영뿐만 아니라 초교파적 행사로 화합 속에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준비위는 이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WCC 가입교단 소속 회원교회뿐만 아니라 부산지역 내 WCC 비가입교단 소속 일부 교회들의 경우, 부산을 방문하는 WCC 총대 및 방문객 수십명의 홈스테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허 목사는 “교파를 초월한 지역 교회들이 홈스테이와 예배 참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공유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며 “이는 신앙적으로 다소 경직돼 있는 부산 교회들이 마음의 문도 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초 부산준비위원장이 된 허 목사는 그동안 받은 상처가 적지 않다. ‘WCC’ 관련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교계 안팎의 오해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시무교회의 일부 교인은 교회를 등졌고, 지난해에 비해 신규 교인 등록 비율도 떨어졌다.
하지만 허 목사는 담담했다. 그는 “신앙적으로 보수 성향이 비교적 강한 부산 지역 특성에 따른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일은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기에 오해나 핍박은 넉넉히 이길 수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신학적으로 조금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총회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한국교회를 만들어가자”고 교계의 협력을 호소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