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印尼·UAE와 통화스와프 잇단 체결
입력 2013-10-13 18:28 수정 2013-10-13 23:14
우리나라가 신흥국들과 잇따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인도네시아와는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맺기로 합의한 데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54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통화스와프는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외환 거래를 말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 최대 100억 달러(10조7000억원·115조 루피아) 규모의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화와 루피아화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만기는 3년이며 양측이 합의하면 연장 가능하다.
양국 교역에서 달러화 의존도를 낮춰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환위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번 통화스와프는 경제위기를 겪는 인도네시아에서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가 터졌을 때 달러를 지원받는 구조였던 기존 통화스와프와 달리 이번에는 상대국에 외환 유동성을 원조하는 입장에서 통화를 교환키로 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으로서는 금융위기 당시 다른 나라에 통화스와프를 애타게 요청하던 것에서 5년 만에 통화스와프를 지원해주는 입장으로 바뀐 셈이다.
한은은 이어 13일에는 UAE 중앙은행과 원화와 디르함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에 따라 양국 중앙은행은 무역결제 지원 등을 위해 54억 달러(5조8000억원·200억 디르함) 이내에서 상호 자금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유효기간은 3년이다.
기재부와 한은은 양자 통화스와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통화스와프를 논의 중인 나라가 몇 군데 더 있다”며 “나라명을 말할 수는 없지만 신흥국 등 우리와 무역 결제가 많은 나라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통화스와프 추진에 대해 “원화 국제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중앙은행 차원에서 많은 나라와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