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동남아 순방 ‘세일즈외교’ 성과… 中과 대북문제 공조 동남아 ‘중간자’ 입지 확보
입력 2013-10-13 18:10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 기간 적지 않은 ‘세일즈 외교’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과 대북 문제에 대한 공조를 거듭 확인한 것도 눈에 띄는 결과물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경제·외교 각축장이 된 동남아 지역에서 우리의 중간자적 입지를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
13일 오전 6박8일간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을 연내 타결키로 합의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했지만 진전이 없었던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시장이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일본에 밀리던 우리 기업의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특구 개발 강화, 산림휴양, 창조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까지 4개의 굵직한 다자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경제에만 국한됐던 아세안 회원국들과의 협력 분야를 정치·안보로까지 넓혔다. 특히 아세안 관련 3개 정상회의 의장성명에는 모두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외교 정책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서울 프로세스)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가 담겼다.
박 대통령은 유도요노 대통령 부인인 아니 여사의 제안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 기념식수를 하기도 했다. 아니 여사는 부친인 에디 위보워 장군이 1974년부터 78년까지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할 때 함께 한국에서 생활했고 당시 한국의 산림녹화에 감명받아 이번 식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이 부인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에서의 로맨스가 행복했나요”라고 물었다.
아울러 이번 순방 기간 아세안 회원국들은 한국의 K팝, 새마을운동 등에 관심을 보였고 박 대통령과 의견도 교환했다는 후문이다.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각각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아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우리 외교 현실도 새삼 부각됐다. 케리 장관은 미국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