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전장치 성능 시험성적서 조작 의혹”

입력 2013-10-13 17:59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주관한 피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PAR) 성능시험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PAR은 천재지변 등으로 원자로에 공급되는 전기가 끊겨 냉각기가 작동하지 못하는 사고 발생 시 원자로 내부에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해 폭발사고를 막는 장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국내 원전 23개 중 18개에 설치됐고 이후 모든 원전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민간업체인 새한티이피가 PAR 관련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 7월 기기 성능에 대한 재검증에 들어갔다.

하지만 산업기술시험원의 용역을 받은 한국기계연구원은 수소 주입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안전사고를 우려해 주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나머지 시험을 진행했다.

기계연구원은 시험과정을 반영해 보고서에 ‘부적합’ 의견을 명시했지만 산업기술시험원은 이 같은 사실을 누락하고 대신 ‘적합’ ‘허용기준 만족’이라고 기재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원자력안전기술원에 “정상적인 조건에서 시험을 진행했고, PAR의 변형 또는 손상이 없었다”는 결론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원전 최고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근거로 지난 8월 “PAR 재검증 결과 성능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일 정부의 원전비리근절대책 발표에서도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재검증 전 과정을 참관했음에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산업기술시험원과 같이 검증 결과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우 의원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