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값보다 비싼 외제차 수리비… 1건당 1억6000만원 꼴

입력 2013-10-13 17:16

일부 고가 수입차의 수리비가 교통사고 사망자의 평균 보험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13일 보험개발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3년간 교통사고 피해 외제차 수리비(이하 과실상계 전 기준)가 사고 사망자 평균 지급 보험금(2011년 기준) 1억300만원보다 많이 나온 사례가 43건이나 됐다.

43건의 차 수리비는 총 69억1300만원으로 건당 평균 수리비는 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사람 목숨 값보다 차 수리비가 더 큰 것이다.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로 크게 파손된 페라리 2012년식 1대는 수리비가 4억6000만원이었다. 2010년 9월 사고가 난 벤츠를 수리하는데도 4억3000만원이 들었다. 수리비가 2억원이 넘은 사고도 3년간 8건이었다. 차종별로 페라리 4대, 벤츠 3대, BMW 1대였다. 수리비 1억원 이상은 59건으로 벤츠가 16대로 가장 많았고 페라리 11대, 포르셰 8대 순이었다. BMW와 아우디는 3대씩이었다.

최근 3년간 수입차 수리비 총액은 2조85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0년 5842억원, 2011년 6739억원, 지난해 8270억원으로 2년 만에 42%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수입차에 대한 보험금이 매년 크게 늘어 전체 운전자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수입차 부품 가격과 공임 공개에 늑장 대응한 것이 터무니없는 수입차 수리비의 주된 원인”이라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대체부품 인증제가 도입되면 수리비와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