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모델별 판매량 4强 다툼… ‘모닝’ 왕좌에

입력 2013-10-13 17:08


경제용어 가운데 ‘밴드왜건 효과’란 말이 있다. 다른 소비자들이 많이 소비하는 재화를 따라 소비하는 경향을 일컫는 용어다. 쉽게 말하면 ‘남들이 사니까 사는’ 거다. 자동차 구매는 밴드왜건 효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거리에서 많이 보거나 주위에서 타는 차에 눈이 더 가게 된다. 올 3분기까지 가장 잘 팔린 국산차를 알아봤다.

◇4강(强) 사이 치열한 선두 다툼=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과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네 모델 사이의 1위 경쟁이 치열하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1∼9월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는 모닝(6만9637대)이다. 이어 아반떼가 6만9514대, 쏘나타 6만8313대, 그랜저 6만6804대 순이다. 1∼4위 차이가 3000대가 안되는 반면 4위인 그랜저와 5위인 싼타페(5만9447)는 7000대 이상 차이난다.

모닝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자동차 구매와 유지에 큰 돈을 쓰길 원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한국지엠의 경차 스파크도 지난 9개월간 4만4478대 판매돼 7위에 올랐다. 이른바 ‘세컨드 카’를 두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경차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2000만원대 소형 수입차가 물밀 듯이 국내로 들어와 판매 경쟁 모델인 쏘나타와 아반테의 수요가 분산되는 반사이익도 봤다. 모닝은 올 들어 영업일이 적었던 2월을 제외하고 매달 7000대 이상이 팔렸다.

3분기까지 판매성적 2위인 아반떼는 ‘신차 효과’에 힘입어 순위가 급등한 케이스다. 불과 한 달 전 1∼8월 누적 판매 집계를 냈을 때만 해도 아반떼는 쏘나타, 그랜저에 밀려 4위였다. 그러다가 부분변경 모델 출시 직후인 9월 한 달에만 9185대를 팔아치우며 1위 모닝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통적인 스테디셀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는 모양새다. 디젤 모델 출시가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랜저는 올 상반기 국내 베스트셀링카였다. 1∼7월 누적 판매 순위에서 모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의 영향으로 1∼8월 누적 순위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더니 1∼9월 누적에서는 4위로 내려앉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세=3분기까지 누적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셋이 SUV다. 싼타페 뿐 아니라 투싼(3만1103대), 스포티지R(2만9795대)이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투산과 스포티지R 모두 올해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상위 10위에는 3개 모델만 들었지만 다른 모델까지 합할 경우 전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SUV 비중은 더욱 커진다. 업계에 따르면 9월까지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판매한 SUV는 모두 20만6348대다. 승용차(RV 포함) 전체 판매량 83만9356대의 24.6%다. 연말까지 추세가 이어지면 SUV가 지난해에 이어 중형차급(17.8%)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기아차 쏘렌토R(2만1060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1만5729대)와 뉴코란도C(1만3421대), 현대차 맥스크루즈(6084대), 한국지엠 트랙스(5816대) 등 다른 SUV도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SUV 시장이 다양한 모델 라인업, 가족 중심의 레저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승차감과 실용성이 향상된 가족형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어 내년에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