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PO] 잠실벌 4시간43분 대혈투… 두산, 희망 불씨 살렸다

입력 2013-10-12 00:47

두산이 연장 14회 대혈투 끝에 넥센을 꺾고 플레이오프(PO)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프로야구 준PO(5전3승제)에서 2패의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다시 반격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3차전에서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을 4대 3으로 꺾었다. 연이은 끝내기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던 두산이지만 이날은 끝내기로 되갚았다.

두산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 1, 2차전서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했던 김현수가 3번 좌익수로 전진 배치됐다. 4번 타자는 일발장타를 갖춘 최준석이 나섰다. 작전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선취점은 두산이 먼저였다. 볼넷으로 1루로 걸어나간 이종욱이 2루 도루에 성공 득점기회를 높였다. 이어 민병헌의 중견수 뜬공으로 3루까지 내달린 이종욱이 김현수의 좌익수 뜬공에 힘입어 선취점을 올려 1-0으로 앞서갔다. 이어 4회말엔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최준석과 홍성흔이 각각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린 덕분에 두산은 3-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넥센의 반격도 무서웠다. 넥센은 7회초 선두타자 이택근이 안타를 때리고 나간 뒤 박병호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김민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의 선발 노경은은 102번째 공을 끝으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9회말 두산은 김현수가 회심의 2루타를 날렸지만 후속타 불발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에서 넥센과 두산은 이날 결정적인 송구 실책 등을 남발, 득점 찬스를 수없이 놓치는 지루한 공방을 이어갔다.

3-3 팽팽한 접전은 연장 14회말 깨졌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불펜 싸움을 리드했던 넥센은 이날 한 번의 실점에 울었다.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과 홍성흔의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원석이 마침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천금같은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4대 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넥센과 두산의 3차전 경기는 4시간43분으로 준PO 사상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준PO에서 연장 14회까지 치른 경기는 1989년 태평양과 삼성의 1차전으로 당시 태평양이 14회말 김동기의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넥센과 두산은 1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준PO 4차전을 벌인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