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사기… “만병통치 물” 속여 445명에 7억 뜯어낸 다단계 업자

입력 2013-10-12 05:38

만병통치 물, 탈모 예방 헤어드라이어 등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제품들을 내세워 대규모 다단계 사업을 벌인 업자가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효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의 판권을 팔아 7억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문모(51)씨를 11일 구속했다. 문씨와 이익금을 나누기로 하고 함께 사기극을 벌인 8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문씨는 지난해 4∼10월 연료 증폭기와 일명 ‘에너지 물’ 등을 개발했다며 방문 판매 유통망을 만든 뒤 양모(65)씨 등 445명에게 돈을 가로챘다. 판권비 명목으로 1인당 적게는 118만원에서 많게는 1180만원까지 받았다. 문씨는 일당에게 개발 담당, 홍보 전담자, 지역 지사장 등 역할을 부여해 전국 조직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문씨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료 증폭기는 동그란 홀로그램 스티커 형태의 장비를 휴대전화에 붙인 뒤 자동차에 연결하고 달리면 연비를 40∼80% 높여준다는 제품이다. 에너지 물로 라면을 끓이면 사흘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문씨가 판 제품들은 과학적으로 기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탈모를 예방해 준다는 바이오 드라이어도 마찬가지다.

문씨 일당은 서울 역삼동과 대구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업 설명회를 열어 눈속임을 이용한 사용 시범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속였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60∼70대 노인이나 취업이 급한 구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방문 판매원이 되는 조건으로 가입비나 물품 구입비를 받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