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태양계 밖에서 첫 발견… 약 17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 주위

입력 2013-10-11 18:04


지구에서 약 170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 백색왜성 주위에서 물이 풍부한 암석질 소행성 잔해의 증거가 발견됐다고 사이언스데일리와 스페이스닷컴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영국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하와이 케크 망원경을 통해 수명이 끝난 초고밀도 별 ‘GD61’ 주위를 도는 먼지와 소행성 파편을 관찰한 결과 산소 농도가 특이하게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GD61의 중력에 의해 한때 총질량의 26%가 물로 이뤄졌던 큰 천체의 일부였던 소행성과 같은 암석질 천체들이 산산조각이 나 별에 흡수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과거 태양계 밖의 거대한 가스행성 대기에서 물의 신호가 발견된 적이 있지만 암석형 천체에서 물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지구의 전체 질량 중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0.023%인 것에 비춰볼 때 이 항성계에 한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리 태양계의 왜행성인 세레스는 외각 밑에 얼음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들은 지구의 물이 세레스 같은 천체들로부터 왔을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진은 GD61 주위에서 발견된 물의 경우 이 별이 백색왜성으로 바뀌기 전에 주위를 돌았던 최소 지름 90㎞의 행성으로부터 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큰 소행성에서 물이 발견됐다는 것은 GD61에 과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구성물질이 있었거나 지금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와 비슷한 수많은 별 주위에도 이런 환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D61은 죽음의 문턱에 이른 태양 같은 별이다. 이 별은 약 2억년 전 수명이 다해 붕괴하면서 크기가 행성만한 초고밀도의 백색왜성이 됐다. 우리 태양도 약 60억년 후면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