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韓, 전작권 재연기 요청 美 전문가들 부정적 반응”

입력 2013-10-11 18:05


한국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를 요청한 데 대해 미국 정부 내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전문가그룹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정부 후반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았던 천영우(사진) 전 수석은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미국 외교협회(CFT) 및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전문가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천 전 수석은 “미국이 최고위급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요청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긍정적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최종 결정은 우리 정부가 내려야 하지만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꼭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연계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MD 참여 문제는 오히려 미국의 MD 정보망이 한국 MD에 들어오는 게 핵심이어서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도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최고위 수준에서 제기돼 동맹국인 미국으로서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가급적 긍정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대체로 유보적 기류”라고 말했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 정부에 대해 역사문제와 안보협력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참석자들은 “역사문제와 안보협력 문제를 칼로 두부 자르듯이 할 수 없는 정치적·정서적 요인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