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보다 친한 동료 있다”… ‘오피스 스파우즈’ 위험한 관계? 긍정적 관계?
입력 2013-10-11 18:05 수정 2013-10-11 18:24
“남편에게 친한 여성 동료가 있습니다. 최근 프로젝트에 들어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위험한 상상까지 하게 됩니다.”
포털 사이트의 유명 임신·육아 관련 카페에 올린 결혼 3년차 주부의 글이다. 이 카페엔 남편의 ‘오피스 와이프’(부인처럼 친하게 지내는 직장 여성 동료)를 걱정하는 글이 수십여개 올라 와 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3명이 회사에 오피스 와이프나 허즈번드(남편)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11일 남녀 직장인 6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7%가 ‘오피스 스파우즈(spouse)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오피스 스파우즈는 직장 내에서 이성적으로 사랑하진 않지만 아내와 남편처럼 서로 의지하는 동료를 일컫는 신조어다.
조사에선 특히 미혼 직장인(24.2%)보다 기혼 직장인(40.2%)에게 오피스 스파우즈가 많았고 한창 일할 직급인 과장급(51.1%)이나 차·부장급(41.5%)이 유독 많았다. 또 해당 이성 동료와 같은 부서(64.9%)에 근무하는 사람이 과반 이상이었다. 오피스 스파우즈의 대상은 상사나 선배(19.6%)보다 동기(50%)나 후배(30.4%)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오피스 스파우즈를 보는 시선도 달랐다. 오피스 스파우즈가 없는 직장인들은 ‘나쁜 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관계’(25.9%)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본 반면, 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다는 직장인은 ‘업무에 도움 되는 긍정적 관계’(48.5%)라고 평가했다.
오피스 스파우즈는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지만 이성적 감정이 개입되면 가정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김선업 교수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일에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다 보니 이런 사회현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가정생활이나 취미 등 다른 활동에서 정체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