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호의 요절복통 (要節福通)] 비싸도 너무 비싸

입력 2013-10-11 19:32


오늘의 요절(눅 14:23)

주인이 종에게 이르되 길과 산 울타리가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

어렵사리 신학 과정을 마친 전도사님이 산골 마을 한 흉가를 개조해 예배당을 세웠다. 성도라고는 사모 되는 아내와 교회 근처에 살고 계신 남자 집사님 한 분이 전부였다. 그 집사님은 귀농 차 서울서 내려오신 분이었다. 아직 등록한 교회가 없던 터라 새로 개척한 이 교회에서 봉사하시기로 작정을 했던 것이다. 새내기 전도사님의 말씀 선포는 그야말로 성령충만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생명수같은 메시지를 사모님과 단둘이 앉아서 듣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웃들에게 전도를 해도 성도가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집사님은 전도지를 들고 하루 종일 장터에 나가 서서 교회 홍보를 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집사님은 무슨 생각이 번뜩 스쳤는지 갑자기 읍내 지역 신문사로 달려갔다.

광고국: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집사님: 저 신문에 광고 좀 하려고 하는데 지역신문이라 좀 싸겠죠?

광고국: 아무리 싸도 1㎝당 만원은 내셔야 됩니다. 대신 1면에 실어 드릴게요.

집사님: (힘없이 돌아서 나오며)비싸도 너무 비싸네. 우리교회 길이가 50m는 넘을 텐데. 그럼 5000cm! 으악! 아무리 1면이지만 5000만원은 너무 비싼 거 아니냔 말야. 5000만원이 뭐야?

광고국: 헐!

집사님: 헐? 난 ‘제길 헐!’이요. 비싸도 너무 비싸!

전영호의 福으로 通하는 생각

전도는 성전을 숫자로 채우는 것이 아니고 눈물로 채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전도의 첫 번째 조건은 전도자의 회개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개그작가·유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