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인천 송도에 들어선다

입력 2013-10-11 15:57

[쿠키 사회]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WBG) 한국사무소가 12월 인천 송도에 들어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0일(현지시간) 김용 WBG 총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WBG 한국사무소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WBG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에 한국사무소 본부를, 서울에는 연락사무소를 열기로 확정했다. 국제기구는 국제적 영향력의 수단인 만큼 남북관계 긴장억제 등 대외 정치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은 “WBG의 협력을 토대로 경제개발정책, 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금융 등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도상국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BG는 보통 세계은행(World Bank)이라고 일컫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와 국제개발협회(IDA)를 비롯해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본부(ICSID) 등 5개 기관으로 이뤄져있다.

각 기관은 형식상으로는 별도 기관이지만 실제로는 IBRD의 총재가 각 산하기구의 총재직을 겸임하기 때문에 운용상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송도 한국사무소에는 ICSID를 제외한 총 4개 기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IFC는 세계최대 민간분야 개발기관으로 신흥경제시장에 투자를 원하는 주한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MIGA 역시 한국 민간기업의 대(對) 개도국 투자촉진 매개체로 아시아 투자가들의 활동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사무소를 통해 우리나라의 독특한 경제개발경험을 개도국 지원에 활용하기를 희망하는 김용 WBG 총재는 협약식에서 “지속적인 발전, 생활개선을 위한 인프라와 서비스 개발, 지식경제로의 역동적인 전환 등 한국의 특별한 경험은 다른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1950년대 초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미화 67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은 현재 2만 달러가 넘고, 국제사회의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극히 드문 사례로 꼽힌다. 또 세계 14번째 경제대국으로서 세계 최빈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IDA의 주요 기부국가 중 하나가 됐다.

현오석 부총리는 “지금은 한국과 WBG의 동맹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한국은 타 개발도상국들이 처한 정책적인 과제들을 인식하고 지난 수십 년 간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준비가 됐으며, 한국사무소가 그들을 위해 폭넓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WBG의 송도 입주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공유포럼에 참석한 김용 총재와 송영길 시장의 면담으로 물꼬가 트인 것”이라며 “이달 중 국회 본회의 심의·의결과 11월 공식발표 후 개소는 12월로 잡혀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또한 WBG의 송도 입주로 사무소 주재원, 가족, 지역고용, 국제회의 참가자, 관광객 등의 소비 지출과 연간 약 40회 정도의 국제회의, 워크숍, 컨벤션 개최로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