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제츠 내달 방한… 김장수 실장과 전략대화
중국의 외교안보정책 최고위급 정책담당자인 양제츠 국무위원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전략대화를 위해 오는 11월쯤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두 나라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북한 문제 및 한·중 간 전반적인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최고위급 대화채널 가동에 나서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한·중 양국 정부가 현재 양 국무위원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양 국무위원이 방한하면 청와대와 중국 국무원의 최고 외교안보사령탑 간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총리급인 양 국무위원과 장관급인 김 실장의 대화는 기존 한·중 양국 외교장관 회담 수준을 넘어서는 대화 체제다. 두 인사는 전략대화를 통해 북핵 해법 등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에 대한 본격 협의는 물론 양국 최고위급 인사 간 상시 전략대화를 이어가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대화란 두 나라 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공동 목표 설정을 위한 대화 채널이다. 중국은 미국과 전략경제대화 및 전략안보대화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양 국무위원과 김 실장 간 대화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첫 번째 후속조치다.
2007년 중국 외교부장에 오른 양 국무위원은 6년간 재임하다 지난 3월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에 이어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올랐다. 그는 특히 미·중 간 신형 대국관계 정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중 양국은 이와 함께 제2차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개최를 위해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의 방한 일정도 조율 중이다. 장 부부장은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연내 서울에서 전략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양국 정부는 아울러 차관보급 또는 국장급이 참여하는 ‘2+2(외교·국방)회의’, 양국 국책연구소 간 전략대화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한·중 정상이 정상회담을 가진 뒤 두 나라 간 전략적 측면의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각 단계별 사안에 대한 전략대화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최고위급 외교안보 채널’ 가동…북핵 등 현안 논의
중국 외교안보 최고위급 인사인 양제츠 국무위원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간 전략대화 개최는 한·중 양국이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심화 발전됐음을 보여준다. 두 나라 관계는 노무현정부의 포괄적 협력동반자에서 2008년 정권 교체와 함께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됐지만 5년간 그에 걸맞은 정치·안보 분야의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번째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11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외교안보 사령탑 간의 전략대화는 정상회담의 첫 번째 후속 조치로, 향후 각급 단계별 전략대화의 시발점의 의미도 갖고 있다. 양 국무위원과 김 안보실장은 모두 외교안보의 최고 컨트롤타워라는 점에서 양국 모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최고위급 전략대화는 양국이 상호 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전폭적인 협력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이미 북핵 불용,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반대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간 최고위 채널을 통해 북한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중국이 원칙적인 동의와 지지를 보낸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서울 프로세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가 최고위급 인사 간 전략대화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 단계별 전략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전략적 소통 강화 측면 외에도 양국 간 신뢰를 더욱 쌓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한·중 양국은 청와대와 중국 국무원 간 고위 전략대화에 이어 조만간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의 차관급 전략대화도 서울에서 가질 예정이다. 두 인사는 지난 6월 베이징에서 1차 외교차관급 전략대화를 가진 바 있다.
이어 그동안 양국 간 간헐적으로 가져왔던 외교부와 국방부의 차관보급 또는 국장급이 함께 참여하는 ‘2+2’회의 대화 채널도 상시체제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국 정당 간 정책대화, 국책연구소 간 전략대화 역시 더욱 활성화될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한·중 두 나라가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서한을 교환하거나 특사, 전화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는 것을 정점으로 각 단계별로 외교안보 사안을 논의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중 정부는 또 문화 예술 교육 관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한·중 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연내 설치할 방침이다. 양국 외교당국은 첫 번째 회의 개최를 위해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단독] 한-중 최고 외교안보사령탑, 北 문제 ‘상시 컨트롤’ 나선다
입력 2013-10-11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