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캐나다 앨리스 먼로] 단편소설의 대가… ‘우리 시대의 체호프’

입력 2013-10-10 22:42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는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로 꼽힌다. 캐나다 국적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76년 캐나다 출신 미국 소설가 솔 벨로가 수상한 적이 있다.

먼로는 10일(현지시간) 수상 소식 발표 직후 캐나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길 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윙엄에서 여우농장을 경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먼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에서 언론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51년 결혼을 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남편과 함께 캐나다 빅토리아에 정착한 뒤에는 서점을 열었다.

68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캐나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으로 불리는 ‘총독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독문학상’을 세 차례, ‘길러 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 헨리 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당시 맨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앨리스 먼로는 가장 잘 알려진 단편작가로,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 정확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전에 알 수 없었던 무언가를 꼭 깨닫게 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1971년 낸 소설집 ‘소녀와 여성의 삶’은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미국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로 각색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까지 ‘내가 너에게 말하려 했던 것’, ‘공공연한비밀’,‘떠남’을 비롯한 13권의 단편집과 1개의 장편을 발표했으며, 전 세계13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2001년 펴낸 먼로의 소설집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2006년 영화 ‘어웨이 프롬 허’로 제작되기도했다. 지난해 가을 13번째 단편집 ‘디어 라이프’ 발표 이후 ‘더 이상 작품을 쓰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먼로는 이번 수상으로 8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됐으며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수상식에 참석한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