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여론 시달려”… 진천군 화장장 건립 무산
입력 2013-10-10 20:57
충북 진천군의 화장장 건립사업이 주민 반대 여론을 넘지 못해 끝내 무산됐다.
유영훈 군수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화장시설 건립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확보한 화장시설 건립 예산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화장시설 관련 예산만 반납하고 나머지 자연장지 예산은 그대로 반영해 추진해도 되는지는 정부와 협의 하겠다”고 전했다.
군민여론수렴협의회는 앞서 9월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만 19세 이상 군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화장장 건립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름·무응답자 140명을 제외한 응답자 1060명 가운데 찬성은 55.8%(591명), 반대는 44.2%(469명)다.
군이 사업 추진의 기준을 찬성률 60%로 제시했다. 이에 군은 주민의견에 따라 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군은 진천읍 장관리 공설묘지 인근 21만9000여㎡에 150여억 원을 들여 화장로와 자연장지 등을 갖춘 장례종합타운을 2016년 개장할 계획이었다. 군은 지난해 장례종합타운 조성사업으로 국비 39억6200만원을 확보했다. 화장로 등 화장장 시설 예산 25억6200만원은 군의회가 두 차례 삭감했고 나머지 14억원은 자연장지 조성 사업비다.
장례종합타운 조성 사업은 유 군수가 2006년부터 추진한 공약사업으로 군의회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군은 지난해 10월 주민 1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6.6%가 화장장 건립에 찬성했다. 하지만 지난 7월 감사원으로부터 여론 조사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무효가 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 예정지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화장장 건립 중단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진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