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관광개발사업 23년째 지지부진

입력 2013-10-10 20:57

충남도 최대 역점사업인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이 23년째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이 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착공 시기를 늦추는 내용의 개발 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착공 시점은 2014년 6월에서 2015년 12월로 늦춰진다.

도는 금강환경청과 협의한 결과, 친환경적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시설규모 대폭 축소의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를 금강환경청에 제출했다.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은 1991년부터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3815㎢에 사업비 1조 474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완공하는 충남도 최대 역점 사업이다. 우선협상 대상자인 인터퍼시픽 컨소시엄(에머슨퍼시픽 60%, 파이썬 30%, 국민은행 10%)은 해수온천장, 콘도, 테마파크, 골프장, 연수마을, 6성급 호텔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투자 및 사업계획이 난관에 난관을 거듭하면서 20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10일 충남도 마련한 개발 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개발지구의 기업연수원 지구인 2블럭은 현재 상태유지 및 개발 규모를 축소된다. 또 씨 사이드 지구인 3블럭은 호텔 콘도 등은 본래 계획대로 추진하되, 전망대 산책로를 제외한 온천장 음악당은 삭제돼 기존의 자연 상태를 유지한다. 골프장지구인 4블럭은 해안으로부터 500m 이내 지역 절대 보존, 내륙지역만 개발계획 수립되도록 시설배치 대폭축소 한다.

이에 따라 조성계획 변경안의 내용은 호텔이 300실에서 200실로, 콘도는 1701에서 1058실로 대폭 축소된다. 또 골프장은 24홀에서 18홀로 축소되고 기업연수원은 5개에서 2개 줄어든다.

주민 박모(62)씨는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투기세력이 태안지역에 몰려와 땅값만 올려놓았으며, 지역 주민들은 긴 세월 동안 개발 규제로 손도 못 대고 바라만 봐야 했다”며 “땅을 임대해 농작물을 키우거나 장사를 하고 있는 지역 토착민들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개발로 인한 혜택은커녕 피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개발사업은 실질적으로 우선협상 대상자인 에머슨퍼시픽이 추진하고 있으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도는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 해 조기 마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절차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지역 주민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며, 주민들에게 이익이 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