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국무 만난 朴대통령 “원자력협정 등 잘 되길 기대”

입력 2013-10-10 18:16 수정 2013-10-11 01:05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 국제컨벤션센터 양자회담장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을 만나 한·미 간 최대 당면 현안인 북핵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6자회담 개최를 위해서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원자로 가동을 중지하는 등 북한의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5월 정상회담 후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원자력협정 개정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 동맹정신 아래 잘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한·미 동맹은 매우 강하고,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박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이 굉장히 사려깊지만 신중한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매우 단호하면서도 개방된 마음을 가진 접근 방식으로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케리 장관은 비공개 환담에서 미 정부가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인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구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최근 영변 원자로 움직임을 포함해 북한의 핵보유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아베 일본 정권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같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케리 장관과 리 총리와의 환담 내용과 진행 시간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묘한 미·중 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