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유럽, 결국 매물로… 그룹 전성기때 노르웨이서 인수했던 ‘알짜’
입력 2013-10-10 18:12
산업은행이 STX그룹 계열사인 STX유럽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10일 “STX유럽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룹의 부채를 일부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각 추진 사실을 밝혔다. 다만 “아직 준비작업 단계여서 매각 규모나 거래 방식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매각 자문기관을 선정한 뒤 정밀실사를 거쳐 매각 전략을 세우고 국내외 시장에서 인수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STX유럽의 전신은 노르웨이의 크루즈선 제조업체 아커야즈(Aker Yards)다. STX그룹은 2007년 아커야즈 지분 39.2%를 8억 달러에 사들인 뒤 단계적으로 주식을 추가 매입해 2008년 말 지분 100%를 확보했다. 총 인수액은 약 1조6000억원이었다. 세계 2위 크루즈선 건조사였던 아커야즈 인수 당시 STX그룹은 사세가 정점에 있었다.
당초 STX그룹은 아커야즈의 크루즈선 건조능력을 보고 회사를 사들였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크루즈선 시장이 침체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업계에선 STX유럽이 상당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난히 매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단 매물이 해외에 있어 인수 희망업체도 외국에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업체의 인수전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