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코스피 2000선 턱걸이… 현대차 3인방 강세
입력 2013-10-10 18:10
“왜 유독 외국인 투자자의 성과가 좋을까요? 주식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은 이미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고도 보유한 시가총액이 409조원을 넘습니다. 총 수익률은 785.6%에 달합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10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가 낮았던 2004년 이전부터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높은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500∼1000에 머물던 시절에 주식을 싼값에 샀고, 2005년 이후 2000을 넘보기 시작하자 비싸게 팔았다. 실제로 정부가 자본시장을 개방한 이후 22년 동안 외국인의 연간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보다 낮았던 때는 2007년, 2009년 두 차례뿐이었다.
외국인이 개인 투자자보다 투자 성과가 뛰어난 또 다른 이유는 성공적인 종목 선정, 공격적인 비중 확대로 분석됐다. 김 팀장은 “외국인은 비관론이 득세할 때 강하게 순매수하지만 국내 투자주체들은 반대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주가가 충분히 상승했을 때 매수 강도가 약해지거나 순매도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주가가 오른 후 한발 늦게 증시로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00억원을 넘게 사들이며 3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기관 투자자는 3000억원가량을 처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동결과 옵션만기라는 두 이벤트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길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관의 매도 물량이 늘며 한동안 2000선을 밑돌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로 장 막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결국 전 거래일보다 1.36포인트(0.07%) 떨어진 2001.40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현대차(2.76%), 현대모비스(1.42%), 기아차(1.56%), SK하이닉스(2.60%), 한국전력(0.17%)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현대차 3인방’이 강세를 보이자 운송장비 업종이 1.31% 상승했다. 쌍방울은 최대주주인 레드티그리스의 주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에 9.04% 떨어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