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성과위주 MOU 체결… 65%가 후속조치 없이 방치

입력 2013-10-10 18:07 수정 2013-10-10 22:27


산업은행이 최근 5년간 체결한 양해각서(MOU) 가운데 65%가 후속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0일 산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산은이 국내외 기관과 맺은 MOU 114건 중 74건(65%)이 체결 후 사후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MOU 체결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자금 낭비라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민 의원은 덧붙였다. 114건 MOU 체결에 사용된 비용은 2억8400만원이다. 이 중 외국에서 진행된 MOU는 24건으로 22회 출장에 2억2400만원이 쓰였다. 출장 1회당 평균 1021만원이 지출된 셈이다.

민 의원은 또 기관장의 치적을 보여주고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MOU를 체결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산은 MOU 관련기사는 총 895건이었다. 2009년 12월 남아공 개발은행과 체결한 자원개발 PF와 관련해 27건, 2010년 3월 알제리 개발은행과 건설 및 자원개발 PF에 대해 17건 등 언론보도가 이뤄졌지만 모두 사업협의나 정례회의 등 MOU 이행을 위한 조치는 없었다.

민 의원은 “MOU는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체결 후 불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도의적 책임과 대외 신인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충분한 사건 검토와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향후에 서로 잘해보자는 취지에서 추진하는 것이 MOU이기 때문에 서로 조건이 안 맞으면 진행이 안 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며 “후속타가 없다는 지적은 맞지만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시각으로 보면 일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